The 3rd Episode in 2LSC
새로 전입한 막내에 얽힌 두 가지 에피소드...
첫 번째, 누군지 확실히 기억나진 않지만 우리 내무실로 새로 전입온 막내가 저지른 조그마한 사고인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 내무실 담당 청소구역이 화장실이었는데, 그래서 청소 도구 중 걸레는 항상 내무실용과 화장실용 두 가지로 분리해서 관리했다. 군용 파란색 타올을 반으로 잘라서 상표가 붙은 쪽은 내무실 걸레로, 반대쪽 부분은 화장실 걸레로 썼던 거다. 새로 막내가 전입하면 그 윗선들이 그 걸레들을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쳤는데 이걸 흔히들 걸레 정리라고 불렀다. 막내에게 걸레에 대해 한참을 설명한 한 후임병이 상표가 붙은 내무실 걸레를 막내 앞에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거 내가 아까 뭐라고 그랬어?" 긴장한 나머지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우리 막내... 그러자 걸레를 들고 있는 고참의 눈빛이 날카로와졌다. "빨리 대답 안해? 이거 뭐라고 부르냐구?" 고참의 갈구는 서슬에 잔뜩 얼어붙은 막내가 뱉은 대답은, "소... 송월타올입니다!"
두 번째, 내가 내무반장일 때의 일이었다. 1내무실 작전병 용준이 수심에 가득찬 얼굴로 막사 옆 벤치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너 무슨 고민 있어?" 그래도 군대에 있을 때는 나도 나긋나긋한 서울말로 무장하고 있었다. "에휴, 2내무반장님. 난감해서 미치겠습니다." 사건인즉슨,
법무실에서 일하게 된 1내무실 막내는 당시 나이가 서른이었다. 2001년 1월 군번... 사회에서 사법고시 패스하고 법무관 군생활이 길다고 그냥 병사로 입대한 사람이었다. 군대에서 1년 차이나는 후임은 아들이라 불리는데, 특별히 자기 아들에 해당되는 후임병들을 유독 귀여워하고 신경 많이 써 주는 전통이 당시에는 있었다. 용준이가 2000년 1월 군번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후임병일지라도 더 신경이 가는게 군지상정(軍之相情)... 일과가 끝난 후 이 막내를 데리고 같이 전투화를 닦으러 나갔던 것이다. 구두솔에 구두약 묻히면서 용준이가 막내에게 건넨 말, "너 밖에서 뭐하다 왔냐?" 대충 알면서도 그냥 관례상 물어본다. "전공이 법학이 아니라며?" "예, 그렇습니다." "그럼 본래 전공이 뭐야?" "경영학입니다." "어, 나도 경영학과 다니는데, 학교는 어디야?" "연세대학교입니다." 그러자 용준이가 자기도 모르게 뱉어버린 말, "... 서... 선배...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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