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未完)



    그렇게 그들은 새로운 아침을 맞았다네.

    지난밤 동안의 짧지만 달콤했던 휴식을 뒤로 한 채

    그들은 일주일간 몸을 숨기고 있었던 캄캄한 동굴에서 빠져 나와

    거친 세상과 싸워 나가기 위해 필요한 근거지를 찾아 길을 떠났지.

    에우론을 필두로 한 50여 명의 생존자들은 카르데키아 산을 내려와

    오로지 남쪽을 바라고 쉬지 않고 달려갔다네.

    흉폭한 괴물들이 앞을 가로막아 설 때면 그녀는 과감하게 돌격을 명했고

    누구보다도 앞서 적들을 향해 돌진해 나가는 믿음직스런 모습에

    생존자들은 용기백배하여 자신들 앞에 놓인 수많은 장애물들을

    차례차례 남김없이 극복해 나갈 수 있었지.

    그들의 행군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캘러스에 이르러 그 끝을 맺었으며

    그곳에서 또 다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네.

    만삭의 몸으로 전장을 누비던 에우론은 그 해 겨울

    자신을 빼닮은 예쁜 딸을 낳았고

    그 아이에게 에우론이란 자신의 이름을 남겨

    카이노스에 완전한 하늘의 해방이 오는 그 날까지

    자신이 지고 있는 책임을 이어 받아 완수할 수 있도록 강인하게 키워냈다네.

    그 이름은 자신의 딸에서 그 딸로, 그리고 그 딸의 딸로 이어졌고

    대대로 그 여자가 어머니의 유품과 유지를 이어받아 생존자들의 지도자가 되었지.

    벌써 100년 전의 이야기가 되었네 그려.

    글쎄... 지금쯤이면 그녀의 외증손녀가 생존자들을 이끌고 있겠구만.

    어쨌든 내 역할은 그들을 캘러스까지 안내해 줌으로써 끝을 맺었다네.

    더이상 그곳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

    난 애초부터 그곳에 살던 사람이 아니었으니...

    사람들은 불멸의 신전과 창조주라 불리던 자와의 관계에 대해서

    너무나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더군.

    관심조차도 없다는 표현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어, 안타까운 일이지.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신기하지 않나?

    더이상 말해도 믿지 않을 걸세,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느껴질 뿐이겠지.

    기회가 된다면 또 보기로 하세.

    이 네이드를 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이곳으로 찾아오게나.

    이 몸은 언제나 엠버에 있지만

    날 찾아오는 길은 다른 곳에 있다네, 헛고생하지 마시게나.


~ Back to the list ~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NoDerivatives 4.0 International License.
この 作品 は クリエイティブ・コモンズ 表示 - 非営利 - 改変禁止 4.0 国際 ライセンスの下に提供されています。